강원도민일보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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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복원 배제… 문화유산 신 가치창조 필요”강원의 가치 제고를 위한 심포지엄
▲ “강원 문화재 보존 앞장” 14일 정선 강원랜드 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강원의 가치 제고를 위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주제발표·토론자와 문화관광 해설사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선/김정호
[주제발표 1] 문화재 보존·관리의 반성과 새로운 방향 모색
“정비·기록 보존 최소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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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춘 강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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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은 인류의 생활과 관련된 유형, 무형의 모든 유산을 말하는 것으로, ‘문화재’와 같은 의미로 보기도 하나 엄밀한 의미에서 ‘문화유산’은 넓은 의미에서 ‘과거 인류생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의미하지만 ‘문화재’라고 하는 의미는 많은 문화유산 가운데 가치가 인정된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문화재는 학술적, 예술적인 면에서는 물론 관광자원으로서도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문화재는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함께 지역관광자원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가운데 하나였으며, 종종 지역 정체성 확립이라는 슬로건과 연결되어 대대적인 학술적 조명이나 정비 사업을 거치기도 하였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역사·문화 유산을 적절하게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유산에 대한 지역적 공감과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문화재의 보존은 기본적으로는 ‘원형보존’이 대원칙이며, 이것이 불가하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정비(복원) 보존, 기록 보존이 필요하다. 따라서 문화재의 정비 보존과 기록 보존은 문화재의 원형을 변경하는 일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문화재 정비(특히 복원)와 관련하여 때때로 원형보존의 원칙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오죽하면 주무 부처인 문화재청 청장이 ‘익산 미륵사지 석탑(동탑)’을 ‘20세기 한국문화재 복원 최악의 사례’라고 비판하였겠는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지정문화재 위주의 관리 행정이나 복원사업을 주도하는 행정기관의 문제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 사회 전체의 문화의식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발달된 과학을 가진 현대인일지라도 모든 면에서 과거인보다 낫다는 생각은 버려야하며 그러한 차원에서 문화재 복원을 매우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재보호법의 수준을 볼 때, 결코 낮은 수준의 문화재보호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문화유산을 소중하게 여기는 높은 문화의식, 그것이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주제발표 2] 문화유산 스토리텔링 어떻게 발굴·적용할 것인가
“사실과 허구 적절한 조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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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황 만화스토리협회 회장 인덕대 초빙교수 |
근래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스토리텔링이 화두가 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어떤 분야보다 특히 문화유산을 관리보존 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문화유산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와 기술을 적절히 조합하여 문화유산을 향유하려는 사용자(방문객, 지역주민, 관리자)들이 적극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문화유산은 즐길 거리다. 즐길 거리에서 스토리텔링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시각적인 비주얼만으로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보기에 먹음직스러운 음식이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맛이 없는 경우라고나 할까, 문제는 스토리텔링이다.
문화유산에 적용되는 스토리텔링은 이야기 구조가 사실을 철저히 반영시킨 인문학적 전개가 아니라 사실(fact)과 허구(fiction)를 적절히 조합시킨 팩션(faction) 스토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동안 다양한 문화 스토리텔링이 개발될 때마다 사실을 왜곡시킨 부분 때문에 사학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호된 비평을 받았다. 이 부분은 옳고 그름을 떠나 성과적인 측면과 사실보존적인 측면에서 서로 고민해야할 것이다.
특히 문화유산 스토리텔링은 사실적이거나 흥미롭고 감동적인 내용만으로 전개된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이야기 속에 사용자(방문객, 지역주민, 관리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문화유산에는 참여 가능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이 빈약한 문화유산은 역동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호응도는 물론 지속성 역시 미미한 수준이 될 수 있다.
지역주민들이 외면하는 스토리텔링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저급한 수준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따라서 스토리텔링을 개발하기 전에 지역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으로 따진다면 현장에서 방문객들을 직접 대면하여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관광해설사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주제발표 3] 문화자원을 활용한 강원관광 진흥 어젠다
“관광자원 육성 정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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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 |
강원도는 우리나라 관광의 일번지다. 2009년 국민여행실태조사에 따르면 관광여행참가자수(715만6000명), 국내여행이동총량(2465만4000일), 숙박관광객총량, 관광객 만족도(특별시 및 광역시와 제주도 제외) 등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WEF(World Economic Forum)의 국가관광경쟁력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133개국 중 자연자원 경쟁력 91위, 문화자원 경쟁력 13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강원 관광 위상은 상당부분 위협받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과 경춘선복선화 등으로 인한 관광객 이탈 수요가 강원관광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강원관광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자연자원 편중형 관광은 국제화시대에서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강원도의 문화자원 경쟁력은 타 시도와 비교할 때 열악한 수준이다. 지정문화재의 수가 가장 낮고, 등록문화재도 낫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 아쉬운 점은 강원도 자체적인 문화관광 육성책도 아직까지 현실에 안주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펴야 하고, 다양한 문화자원을 발굴하는 동시에 이를 세심하게 살피고 문화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정책방향 설정이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부연해서 설명해본다면 첫째는 빼어난 문화자원에 여러 규제로 담장을 친다는 것이다. 둘째는 문화자원 생성시점 이후의 역사는 배제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문화자원에는 관심을 가지면서 유적을 지키고 가꿔온 지역문화는 홀대한다는 점이다. 넷째는 무형문화재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평가절하 한다는 점이다.
보존, 교육, 창조라는 방향성 하에서 전략적으로 문화자원을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은 3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이는 △문화자원의 창조적 활용을 통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 △단순히 문화자원의 단편적 활용이 아니라 관광을 통해서 문화자원의 포괄적 활용 △보존, 교육, 창조라는 활용방향을 선순환 구조화하여 지역문화자원 자체를 관광공간으로 활용 등이다. 이러한 여러 논의들이 강원관광에 스며들어 특화된 강원문화관광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전 도민의 인식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임팩트가 강하지 않으면 시민은 문화자원을 잘 모른다. 관광을 통해 역사문화자원 활용에 임팩트를 가해야 한다.
정리=윤수용 ys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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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 복원 심각… 현상 유지 중요
■ 이내옥 국립춘천박물관 관장
오늘 학술대회가 문화재 개념에 대해 매우 포괄적으로 접근을 한 것에 동의하면서, 앞으로 근현대 문화유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언급이 제시되었으면 한다.
예컨대 원주에는 장일순, 박경리, 지학순 등 한국 근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 생활하던 공간이다. 이 분들도 타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적 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원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런 자연경관들은 역사성이 배제된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또한 문화유산으로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반면 문화재 과다 복원 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다. 더 이상 훼손되지 않게 하면서 현상을 잘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오늘날 지자체별로 문화유산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바람직한 개념 설정과 활용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안목과 식견이 중요하다.
문화유산 지식 체계화 작업 필수
■ 이성주 강릉원주대 교수
문화재의 활용은 관광 분야로부터 시작한 것 같은데 지금은 지역사회의 문화생활 자원으로, 문화산업의 재료로, 혹은 디지털 콘텐츠의 소재로 더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단계에서는 문화유산의 원형에 접근하고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 문화재로부터 발굴된 지식과 정보요소에 대한 가공과 변형이 필수적인 작업이다.
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해 그 원형을 탐구하고 그 지식을 체계화하여 관리하는 작업이 있다면 그것을 끌어내어 교육, 공동체 문화생활의 향유, 문화관광, 그리고 문화산업에 활용하는 것이야 말로 지식기반의 사회에서 문화재의 존재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일인 셈이다.
문화유산에 대한 스토리텔링에서도 문화유산의 원형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이라 말할 수 없다. 상업성을 강조하다가 문화적 감수성이 없거나 역사적 정의로부터 멀리 떨어진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그것은 많은 문제를 가진 것이라 하겠지만 그것은 스토리텔링 그 자체의 문제요 그 안에서 비판되어야 할 문제다.
유·무형 문화자원 계승 최우선
■ 김남현 관동대 교수
문화자원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함에 있어서 더 선행되어야 할 것이 유·무형의 문화자원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유형문화자산과 무형문화자산의 적절한 혼합과 교류의 장(場)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최근 우리나라의 관광형태 중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적 이해를 목적으로 가족, 동호회 등의 단위로 여행 형태가 변화되고 있다.
강원도는 여행방문지 만족도 조사 결과 그 지표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문화자원의 비중은 낮은 편이다.
역사적으로 강원도는 주로 변방지역에 해당되므로 중요 문화자원의 보존과 계승 실태가 미흡하다. 그렇지만 강원도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문화자원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앞으로 강원관광이 추구해야할 방향은 기존의 개별적 행태가 줄기라고 인식하고 그 줄기에 가지와 무성한 잎을 달아 주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추진안·문제점 등 정책 반영 노력
■ 최갑열 강원도 마케팅사업본부장
이번 심포지엄에서 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다.
강원도는 틀림없는 대한민국 관광 일번지다. 그러나 자연환경 위주로 관광정책이 치우쳐 발전되어 왔다는 지적도 있다.
타 지역과 비교해 열악한 문화관광 자원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원보다 스토리텔링이 훌륭해 성공한 사례를 세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강원도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 동력으로 관광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릉 관노가면극 등과 같은 체험관광과 치유중심의 의료관광 등을 도내 곳곳에서 추진하고 있다. 심포지엄에서 제시된 방안과 문제점 등이 강원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새로운 이야기 만드는 작업 필요
■ 류시균 한국스토리텔링협회 부회장
이야기가 상품을 만들어내고 산업을 일으키는 시대, 또 이야기로 인해 사람들이 문화재를 다시 보기도 하고 상품을 사기도 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예를 들면 홍천 수타사에 있는 소나무에 기생하는 뽕나무이야기를 들고 싶다. 전혀 다른 종이 함께 동거하며 느끼는 감정을 스토리텔링하며 부부싸움하거나 다투는 애인 사이가 함께 와서 그 모습을 보면 화해된다는 그런 스토리를 만들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들은 동화나 애니메이션, 만화의 소재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소나무와 뽕나무 이야기를 보러 왔다가 수타사를 보고 가는 그런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면 관광객들이 여러 번 올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문화재 해설 차원의 스토리텔링을 보강해서 앞으로 정말 문화재를 새로운 각도에서 재해석하고 이를 새로운 인식의 관광지로서 개발하려면 단순 해설보다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리=윤수용 ysy@kado.net --> --><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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